2021/나를 본다

감정인식, 표현 불능자- so sorry...

je_ssica 2021. 6. 8. 02:06

내가 또 꽃혀 있는 문장중 하나가 있다...

 

 

누가....

 

 

날더러 감정이 없는 사람 같다 라고 했다..

 

 

내가 감정이 없는 사람인가???

 

 

내가 감정이 없나???

 

 

감정이.. 없다.....

 

 

 

감정이 없다..... 라는 문장이 주는 무게가 생각보다는 컸는지...

 

 

계속... 머리속에...

 

 

감정에 대한 생각이 꼬리를 물고 있던 중이었다...

 

 

 

 

그러다... 

 

 

어제 갑자기 만난 KB의 어떤 반응에 나는 생각이 막~~~ 많아졌다..

 

 

 

KB는 밤에 운전하면 35분 정도 거리에 산다..

 

 

 

울산은 아니고... 정관신도시에 살고 있는데..

 

 

 

갑자기...

 

 

정말 뜬금없이... 밤 12시쯤 전화가 와서....

 

 

가도 되냐 길래...

 

 

오라고 했다...

 

 

너무 외롭다며... 빨리 결혼하고 싶다며...

 

 

계속 선을 보고 있는데....

 

 

정말 정말 많이 내려놨는데도.... 참.... 짝을 만날수 없다는 이야기를 만날때마다 한다...

 

 

그러고선 적당히 학원이야기도 하다가...

 

 

내가 배도 고프고 해서... 드라이브 하러 가자고 했더니 흥쾌히 좋다 한다..

 

 

(KB는 운전을 작년에 처음 시작해서.. 매우 서툴다....

 

그런 사람이 그 밤에 찾아왔을때는 뭔가 이유가 있어서였을거 같은데... 딱히 이유는 말하지 않더라는 것이지.....  )

 

 

 

 

KB는 나의 햄식이를 처음 만났다..

 

(나는 내 차를 햄식이라고 부른다.... 잘 생긴 녀석 ㅋㅋㅋㅋㅋㅋㅋ)

 

 

참.. 햄식이는 문짝이 두개밖에 없다

 

 

그래서 큰짐을 싣기도 좀 어렵고... 부피가 크면

 

 

오픈을 해야 한다...

 

 

나가는 길에 재활용 쓰레기 몇 무더기를 버려야 해서

 

 

그래서 본의 아니게 재활용 쓰레기를 한가득 싣고서 오픈 에어링을 하게 된것이다.

 

 

 

근데.... KB가 옆에서

 

 

 

우와~~ 우와~~~~ 쌤쌤...

 

 

나 이런차  첨 타봐요...

 

 

쌤 진짜 이 차 완전 좋다..

 

 

오오오~~~

 

 

쌤.... 차 진짜 좋다...

 

 

차에서 하늘을 보는 기분이 이런거구나~~

 

 

등등....

 

약간 호들갑스럽다 할정도로... 리액션 잔치를 벌이는 것이다..

 

 

 

 

근데 그게 나는 머랄까 ...

 

 

그런 리액션이 ... 약간 충격이였달까???

 

어째 보면 그렇게 까지 막 오버할 정도로 좋은 차도 아닌데...

 

 

(물론... 나는 나의 햄식이를 아주 좋아한다.... 맘으로는 격하게 아낀다...그리고 객관적으로도 우리 햄식이는 아주 훌륭한 편이다..  )

 

 

여자인 내가 봐도 그런 약간의 오버스러운 호들갑이...

 

 

좀 당혹스럽긴 한데..

 

 

 

먼가...기분이 나쁘지 않아...

 

좀 웃기기도 해...

 

약간은 귀엽다 스런 느낌도 들어...

 

 

 

 

 

허어....

 

문득...

 

막... 또...  머리속에서...

 

지난 날..

 

나는 내가 좋아했던 남자들에게 ...

 

저런 모습을 왜 보여주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과

 

너무.. 미지근해서.. 어쩌면 나를 기뻐해줄 요량이였던 그들의 성의를  .. 기대를 ...

 

김빠지게 만들었을지도 모를 나의 리액션에 대한 미안함이 슬~~~~올라왔고...

 

 

좋은걸 좋다고 느끼는 것에 대해 왜 그렇게 느끼지 못했는가에 대한 생각들이...

 

마구 마구... 또 머리속을 헤집는 거다..

 

 

 

KB의 그런 우와~~ 우와~~~ 오오~~~~

 

 

 

 

 

암튼... KB의 그런 반응이 뭔가 내내 잔상으로 남아 있던 오늘...

 

 

1년여 만에 만난 언니가 있는데...

 

이언니 역시 햄식이를 타고 간 나를 보며

 

KB 보다 더 큰 리액션을 시전하는 것이다..

 

오오... 제시카....

 

이 차 너무 예쁘다

 

차가 섹시하게 잘 빠졌어...

 

오오... 오픈카는 첨이야...

 

너한테 잘 어울려 ...

 

등등...

 

역시... 살짝은 무안할 정도로 과한 리액션에

 

(원래 그렇게.... 막... 오버스러운 언니는 아닌데.... )

 

나는 그냥 씨익~~ 웃기만 했고...

 

 

우가포쪽으로 갔다...

 

날씨도 적당..

 

사람도 별로 없고...

 

실외 자리에 바닷가가 바로 보이는 아주 딱 좋은 자리에서

 

서너시간동안 이런얘기 저런 얘기를 했는데...

 

내가 언니한테...

 

왜 나는 언니나 KB같은 반응이 못하지??? 라는 질문을 했다...

 

 

물론  어떤 대답을 바라고 한 질문은 아니다...

 

 

 

 

사실... 나는 햄식이를 처음 샀을때...

 

좋았다...

 

많이 좋았다...

 

하지만.... 막.. 좋아 날뛰고 기뻐하는 모습은 없었다..

 

 

 

아주 많은 대출을 하긴 했지만...

 

내가 내 아파트를 샀을때도...

 

좋았다... 그것도 아주...

 

 

 

 

그런데...

 

이게... 뭐랄까... 너무 좋아 죽겠다.. 행복하다.. 까지는 아니고...

 

그런 내색도 표시도 하지 않았다...

 

 

 

 

 

며칠전 성밍아웃을 하지 않았는가??

 

나는  살짝 튜닝을 거쳐 아직은 좀 아니지만...

 

부위가 좀 진정이 되면 전보다는 좀 더 정돈된  외모를 갖게 된다..

 

 

 

당연히 좋아할 일이다...

 

 

 

 

 

그런데...

 

막... 오~~~ 좋다.... 크~~~ 잘했다.. 잘했어...

 

이런 기분은 별로 안 들더란 것이지...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오오... 잘했다.. 잘했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때서야....

 

잘했나??  잘된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아.. 물론... 나는 사람들의 칭찬, 부러움 , 칭송 그런걸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니다.... 뭔가 불편해... )

 

 

 

 

누가 말한것 처럼...

 

나는 감정이 없는 사람이 맞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떠오르는 내 감정을 자꾸 무시하려고 하지???? )

 

 

그말을 들었을 때 나는....

 

당연히 나는 감정이 없지 않다... 고 생각했다....

 

 

왜 저런말을 하지??? 순간 울컥도 했었다...

 

 

 

근데  한참을 생각해 보니까....

 

 

감정을 내색하는 것에 대해

 

하도 어릴때 부터... 내색하지 않게  살았어서...

 

내색하는 것이 뭔가... 죄스러운 마음이 있다... (이상하게도.... 왜 죄스럽지????? )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 감정이나, 욕구 등에 내가 휘말려서 이성을 놓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강했던 모양이다...

 

 

지금이야.. 이성을 너무 잘 놔버려서 문제지만...

 

적지 않은 시간을 계속 그렇게.... 견뎌낸 습관이

 

지금도 뭔가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말할수 없는 불편함???

 

 

 

어색함???? 뭔가 미안함??? 죄책감??? 두려움???? 암튼 복합적인 그런 생각에...

 

 

나도 모르게... 감정인식과 감정 표현에 있어... 매우 무능력한 사람이 된 것 같다....

 

참....

 

아니....

 

좋은걸 좋다하고... 기쁜걸 기쁘다하고.... 행복하면 행복하다 하면 될 것을....

 

 

그게머 어려운 일이라고... 감정을 인지하고 표현하는 것까지 그렇게 제한을 하고 살았냐는 것이지...

 

내가 봐도... 참.. 그래.... 사람이...

 

그냥 좀... 심플하게 살면 될건데.....

 

먼... 철학자 납셨는지....

 

세상 간단하고 쉬운 것들조차도.. 나는 내내 어려워하고... 겁내기 바빴는지....

 

좀.... 편히 살자.... 제시카야... 쫌....

 

 

 

 

 

 

PS - 나의 냉랭하고 냉소적인 성격을 받아줬던... ex-boy friends 에게 심심한 위로와 감사를... ㅠ.ㅠ 그리고... 고생들했다는 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