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받는것이.. 참... 어색하다..
소소한 선물은...
주는 것도 받는것도 참.. 좋아라 하는 편이지만..
뭔가.. 좀 많이 비싸거나.. 마음이 많이 실려있는 선물은 ..
받는것이.. 힘에 부친다..
가벼운 마음으로.. 주는.. 작은 것들은...
줄때도 받을때도.. 기분이 좋아진다..
음식을 만들어 주거나.. 나눠 먹거나 하는 걸..
나는 무척 좋아하는 편이고..
(자주 그러지 못한다는 것이 함정.. ㅡㅡ; ㅋ)
작은 소품을 만든다거나... 사주는 것도 좋아한다..
그리고 ..
어쩔땐 내가 너무 가라 앉아 있거나.. 우울할때는..
대놓고.. 선물을 달라고 할때도 있다..
잘 하지도 않는 머리핀을 사달라거나..
비싸지 않은 립스틱이라던가..
조각 케잌을 사달라거나.. 등등..
어제는..
남친의 누나가.. 나한테 옷을 사주고 싶다며.. 백화점에서 보자고 했다..
광교에 살고 있는 누나는 친정에 가끔 내려오는데..
이번에 누나의 큰딸이 예중에 입학을 했고.. 입학후에는
많이 바쁠거 같다며... 설날연휴에도 못 내려온 친정을 애셋을 데리고 내려온 참이였다..
나는 괜찮다고.. 괜찮다고.. 한사코 사양을 했지만..
굳이 백화점에 먼저 가서 기다린다기에...
누나의 큰 딸 중학교 입학 선물로 책가방이라도 사줘야겠다 싶어.. 백화점에 갔는데..
헐... 이미 책가방은 계산 완료... ㅡㅡ;;
굳이 나를 데리고.. 여성 캐주얼 매장을 둘러 본다..
나에게 백화점이란.....
나와는 상관 없는 곳... 혹은... 기피해야 할 곳....이랄까..
왜냐면....
지금껏... 나는 ...
백화점에서 옷을 사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또 없는 편이다..
어릴때 친구 따라 몇번 가면서...
그 후덜덜한 가격에+ 견물생심에 괴로워 한 기억 + 뚱뚱해서 입을 수 없는 싸이즈로 당한 굴욕 + 쉽게 나아지지 않는 살림살이 가 합쳐져..
그야 말로 백화점은 그저.. 남의 세상 이야기라고 접어버렸기 때문에....
(아.. 웃고 있어도..ㅋㅋㅋ 눈물이 난다.. ㅠ.ㅠ )
게다가.. 5~6년전에 백화점, 마트 이런데만 들어가면.. 곧 숨이 막히고 머리가 아프고 하는 증상까지.. 와서
더더욱.. 잘 안 가는 장소 였기도 하고..
지금은.. 그런 상태는 아닌지라..
가~끔 가긴 하지만.. (희안하게..남친은 백화점이나 마트를 좀 좋아함.. )
통장 잔고를 늘 염두에 두고.. 구매를 하는 습관탓에..
남친이 가자고 해도.. 본인이 사주겠다고 해도.. 잘 못 가는 그런 곳이다..
암튼..
굳이 뭘 자꾸 사주고 싶다고.. 누나가....몇번을 그러는데.. 너무 사양하는 것도 아니다 싶어..
매장 두군데를 들어가 이거 저거 입어보는데.. (나는 여러 매장 둘러 보는걸 굉장히 싫어한다.. )
티하나 바지 하나만 사야겠다 싶어.. 골라 놓은 것에..
생각지도 않은 트렌치 코트 까지.. (그걸 입고.. 어딜가지??? )
허얼...
총금액이.. 70대 후반이다..
하아...
부담스러워 식은땀이.. 철철 흘러 내리고..
몸둘바를 몰라.. 얼굴이 새빨개지고...
어질어질할 지경이다..
속으로 생각했다..
아... 어뜨케.. 아.. 어뜨케...
흠...나는.... 큰딸 선물에.. 작은딸 선물... 또 머.. 를 해야 하지??
(뭘 받고나면.. 꼭 나도 뭔가를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같은게... 있는듯)
그런데.. 갑자기.. 가방 매장을 가잔다..
아니.. 아니.. 가방은 괜찮다고.. 진짜 괜찮다고...
비싼 가방 좋아하지도 않고.. (사실.. 안 좋아하진 않는다.. ㅋㅋ)
어디 들고 갈 일도 없고.. ( 늘 학원, 집 인데... )
1~2만원짜리도 아니고..
괜찮다고 .. 한사코 사양을 해도..
남친이.. 누나 한테...그랬단다...
맨날 끈 떨어진거 들고 다닌다고...
(내가.. 짠 가방인데.. 이음 고리가 떨어져서... 한동안 떨어진 채 들고 다녔다.. ㅡㅡ)
여자는 결혼하고 나면.. 비싼 가방 후덜거려서 못 산다고..
들수 있을 때 들어야 한다며..
정말 괜찮다고 하는 나를 명품 매장으로 데려간다..
흠...
구찌며.. 루이비통 .. 버버리 다 돌아다니다가..
진짜.. 후덜덜한 가격에...
내 돈주고는 절대 못 살 그런 가방들을...
남친돈으로 사준다 해도 절대 못살 그런 가방들을...
그것도.. 남친의 누나 돈으로는 절대 사지 못할 그런 가방들 구경을 하고선..
꼭 가방을 사야한다는 고집에..
고른 가방은 70만원대..
그나마... 400~500만원짜리 가방을 보고 난 후에.. 본 거라..
70만원은..
너무 싸다며.. 다른 거 사라고 하는데..
아...
70만원도.. 너무.. 과하고 ... 너무 고맙다고.. 받아오긴 했다..
(거의 5만원짜리 안쪽을 들고 다니는 나로서는.... )
옷이며... 가방에.. 150만원...
남친 누나가.. 돈이 아주 아주 많다면...
그저....고맙다고 하고... 좋아했을까??
남친 누나는 애셋에... 엄청난 짠돌이 남편은 대기업 다니는.. 그냥 전업주부다..
그런 누나한테서 받는 저 선물들은...
정말 맘이 편치 않다..
물론.. 그 누나가 내가 예뻐서 사주는 건 아니겠지..
남친한테 잘하라고 .. 하는 의미겠지..
나도 안다..
남친도... 부담가지지 말고..그냥 본인한테 잘 하면 된다고.. 한다..
근데.. 맘이.. 왜 이런지 모르겠다..
사실... 고가의 선물을 한번도 안 받아 본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게 느낌이 굉장히 다르다..
남친이 사주는 거랑...
남친 누나가 사주는 거랑..
이렇게 느낌이 다를 수가 있는지...
사실.. 남친이 뭘 사줘도.. 나는 그닥 편치 않다.. 마음이..
저것 보다.. 훨씬 더 비싼 선물을 받았을 때도...
상대에 따라.. 고마울 때도.. 하나도 안 고마울 때도 있는 걸 보면...
그렇구나..
이건 고맙다기 보다는... 어색하고.. 뭘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마음이 더 맞는 것 같다..
(물론 고마운것도 맞고.. )
암튼..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다....
결국..
나는 어제 밤에 퇴근을 해서..
남친 누나가 좋아한다는 단팥죽을 ...
새알반죽도 만들어가며..
새벽까지 끓이고..
누나 딸들 운동화 사주라며.. 돈봉투까지 준비를 해서... 보냈지만...
그래도.. 내 맘은 이상하다....
좋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