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도 부르고, 술기운도 적당한 밤 열한시...
이미.. 그는 파주로 가기엔 늦은 시각인듯하다...
근처.. 찜질방에서 자고 간단다..
불편하지 않겠냐고.. 하니.. 괜찮단다..
찜질방으로 바로 보내기가.. 못내.. 좀.. 미안한 기분..
그럼.. 내가..탄천에 가서.. 술도 좀 깨고... 산책좀 하다가.. 가자고 했다..
바로 집앞이 탄천이였음에도.. 지독한 게으름과 귀차니즘으로.. 거의.. 산책을 간적이 없던 나는.. .. 그 시간에.. 더더욱 갈일이 없었으나.. 한밤의 탄천도 좀 궁금하긴 했었다..
그날은.. 하이힐에 미니 원피스를 입고있었기에.. 산책을 하러 가기엔 적당한 차림은 아니였다.. 이미 술도 마셨고.. 몸도 무겁고.. 다리도 무거운데...
집 근처에서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옷 좀 갈아입고 나오겠다며..
사실.. 난 이때까지.. 그에게 잘보여야 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
7살 차이의 충격은.. 막걸리 두통으로도.. 커버가 되지 않았으니까...
그를 동네 슈퍼앞에서 음교수를 사서 들려주고.. 잠시만 기다리라고 했다..
집으로 후딱 달려가서.. 머리는 질끈 묶고.. 슬리퍼를 질질 끌고.. 펑퍼짐한 반바지에 면티를 입고...
완전 변신을 하고 나왔다..
어머나~~ 이 젊은이.. 나를 보고 깜놀한다.. ㅡㅡ;;
방금전까지 같이 막걸리를 마시던 그녀는 어디 간거임???
사실.. 저런 모습으로... 청순하고 예쁘기란... 송혜교나 전지현이 아닌이상... 걸그룹의 어느 누가 와도..흠흠... 머.. 다 그런거 아니겠슴???
(읭?? 왠 음슴체?? ㅋㅋㅋ )
밤 11시가 넘었지만.. 여전히.. 덥고.. 후덥지근한... 밤...
의외로 산책을 하는 사람들은 많았고... 밝은.. 산책길..
땀은 송글송글 맺힌다..
아.. 더워~~~
이 젊은이.. 긴 청바지에.. 가방도 메고.. 술도 마신대다가.. 체격이 있으니.. 역시 땀이 나는 모양이다..
옆에 같이 나란히 걸으니..그의 땀냄새가.. 난다..
그런데.. 나쁘지 않다..
담배를 안 피워서 그런가???
그저.. 그런 생각만 ...
아.. 이 꼬맹이 담배까지 안 피는.. 바른 청년일세...
이미.. 나는 이 꼬맹이에게는... 여자임을 어필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이 꼬맹이는 내가 3살 더 많은 여자라고 생각했겠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므로.. ㅡㅡ;
암튼... 더욱.. 내숭을 떨 필요가 없던 나는...
온갖 푼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별 거리낌 없이... 수다를 떨며... 편~~ 하게 대하고만 있었다..
그렇게... 20여분을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녀석... 내 손을 슬며시... 아니.. 손가락 끝을 매우. 조심스럽게.. 건드린다...
어랏~~!!!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이지??
그냥 부딪힌건가???
조금 옆으로 떨어져 걸어본다...
이 녀석.. 또 다시 옆으로 온다..
또.. 손가락이 그의 손가락도 부딪힌다..
어???? 어???? 음.... 머지??
일부러.. 모르는척... "아~~~ 왜이렇게.. 덥죠?? " 하며.. 손부채질을 한다..
그렇게.. 조금 앞서 걸어가는 나...
주춤 주춤 속도를 늦춰 걸어오는 그녀석...
후훗.... 이런... 분위기.. 너무 오랜만이라.. 분위기 파악 잘 못하고 있는 33살 먹은.. .. 동네 슈퍼에 두부사러 나온 모습의 나..
이녀석... 내가 맘에 드나??? ㅋㅋㅋㅋ 그래.. 아직.. 사롸있구나~~~ 나란 여자.. !!!
내 뒤통수에 꽂혀 있던 그의 시선을 짐짓 모른척 하며..더더욱 푼수끼에 박차를 가하며... 혼자 재잘재잘 거리며...가다.. 어느순간....
싸~~한 느낌....
뒤를 보니.. 그녀석이 없다...
두세발치 뒤에서 소심해진 걸음으로 따라오던 그 아이가.. 없다...
어???? 어???
나 : @@씨~~!!!
대답이 없다...
어디 갔지???
이렇게 트인곳에 숨기도 어려운데..
헐~~~
나 : @@씨~~~~ !!!
또 불러본다...
또 대답이 없다..
아놔~~~ 사람들 쳐다본단 말이야... 어디간겨.. 갑자기..
나 : 야~~~~ @@야...아.. 젠쟝.. 폰도 집에 두고 왔는데..ㅡㅡ;;
뒤로 돌아가 보는 나...
허얼.... 어디간겨...???
이 녀석.. 삐져서..집에 갔나??? 소심한.. 것... !!!
한번만 더 불러보겠어.. 안 나타나면.. 집에 간다.. 이너마..
나 : @@야..
역시 대답이 음슴.. ㅡㅡ;;;
허얼~~~~~
머지??
이런.. 황당한 경우가..
아.~~~ 몰라 몰라 집에가야겠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는길..
한 5분쯤 걸었나???
갑자기 뒤에서... 내 어깨를 잡는다...
아~~~~~~~악!!!!!!!!!!!!!!!!!!!!!!!!!!!!!
나는 좀 잘 놀라는 편이다.. ㅡㅡ;;
목소리는 대박 크다... 저렇게 괴성을 지르면... 내 안에 초싸이언이 나오는 모양 ㅡㅡ;;;
그녀석이다....
아까 먹은 막걸리에.. 살짝 술기운에 돌아서.. 조용히 다시 나타난 그의 낌새를 나는 몰랐던 모양..
내 괴성이 이 녀석이 더 놀란듯..
안 그래도.. 큰 눈이. 소눈만 해져서.... 같이 소리를 지른다...
아~~~ 부끄러.. 부끄러...
나 : 어디갔었어요????? 깜짝 놀래짜나!!!!
그 : 그냥... 어떻게 하나.. 저기서 보고 있었어요.. ㅋㅋㅋㅋㅋ
나 : ㅠ.ㅠ 나 진짜 깜짝 놀랐다고...
그 : 아!! 미안 미안.. 이렇게 놀랄줄 몰랐어요...
(매우 유치뽕 스럽구나...ㅡㅡ;; )
다시 걸어가는 우리..
이제는 내손을 꽉 잡는 이녀석..
나 : 어?? 어??? 지금 손잡은 거?? 왜??? ㅋㅋㅋㅋㅋ 내가 맘에 드는구나???
그 : 에잇~~~ (당황해 하며.. )
손을 뿌리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그렇게 대놓고.. 물어보는 여자는 흔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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