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전.. 나는..
음... 28살이였구나..
딱.. 이맘때였다...
대략 6년간의 학원 선생질에.. 지칠대로 지쳐있던 나는...
과감하게.. 좀 쉬자는 결론을 내리고..
에어로빅 강사반으로 들어가서 하루에.. 운동을 5시간씩 하고 있었다..
에어로빅, 요가, 나이트 댄스, 스포츠 댄스...등등에...
헬쓰까지..
살짝은 운동 중독에 가깝게.. 하루종일 운동만 하고 있다가...
그만둔 학원에서.. 너무 너무 급하다고 해서..
다시 2달을 일을 해주러 가게 되었다..
그때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나는 정말 모진 성격이 못되어서..
그렇게.. 개고생을 하고...
다시는 안 가고 싶은 학원이였음에도..
그쪽에서.. 아쉬운 소리를 하니.. 차마 단칼에 거절할 수가없어서..
나는 하던 운동도 그만두고.. 다시.. 꾸역꾸역 일을 하러 나갔었다..
그러던 어느날...
샤워를 하는데.. 이상한 뾰류지 같은게 서너개가 나 있었다..
이거 머지???
근데.. 아프지도 않아...
며칠있으면 없어지겠지...
근데 며칠 지나도 역시 없어지지 않아...
아마.. 그 시절 평소 나 같았으면..
그냥 내버려뒀을 일이였다..
아니면.. 내가 겁도 없이 내가 바늘로 찔러서.. 터뜨렸거나..ㅡㅡ;;
그런데.. 참.. 사람일은 알수가 없던 것인지...
며칠을 미루다가.. 병원으로 갔다..
그 병원은...
부부가 하는 병원이였는데..
남편은 산부인과를 와이프는 피부과를 하는 곳이였고..
때 마침...
초등학교 친구의 언니가 실장을 하고 있었다...
언니가.. 무슨 일로 왔냐고 물어보기에..
뭐가 났는데.. 없어지지도 않고.. 해서... 없애려고 왔다고..
그런데.. 부위가.. 부인과쪽에 가까운 부위였던 터라...
그 병원의 존재가 참 고마웠던 참이였다..
의사도.. 피부과 의사를 불러야 할지 산부인과 의사를 불러야 할지 애매해서
일단은 부인과 진료실에서 피부과 의사 와서.. 진료를 했다..
의사가.. 좀 특이하게 생겼으니.. 조직검사를 하자고..
그때까지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고.. 원래 다 하는 거라고 하길래...
나는 그러려니 했다..
조직검사를 하려면 조직을 떼어내야 하고..
마취 주사를 놓고.. 그 조직을 메쓰로 떼어내는데..
어찌나 아프던지.. 나는 완전히 온몸에 식은땀을 질질 흘리며..
조직검사를 괜히 하겠다고 해서 이렇게 고생이라고.. 후회를 심하게 하고 있었다..
그 후로..
며칠이 지났다..
마침.. 토요일이였고... 빨리 퇴근한다는 기쁨에.. 막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 병원 실장이였던 친구의 언니가.. 전화가 왔따...
퇴근 했냐고...
막 퇴근 할려고 한다고...
그럼 병원에 좀 오라고...
읭???
병원에서 오라는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알수없는 불안함과 불길함에...
체온이 뚜~~욱 떨어지는 것이 느껴질 정도 였다..
이건 뭐지???? 이건 뭐지????
아~~~
이거... 뭐지????
하는 생각에... 십원짜리 하나에도 덜덜 떨던 내가.. 택시를 타고... 휑하니 병원으로 갔다..
출입문으로 들어서는데..
실장언니 : 왔어????
그런데.. 표정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 설명하기 힘든... 불편하고.. 어두운 표정....
실장언니 : 얼른 들어가봐.....
뭐지?? 뭐지???/ 하는 기분만으로 진료실에 들어왔는데..
부인과 의사 쌤이 앉아 있다...
뭐라고 뭐라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 ***암
암....
암..............
그 전에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고..
나는 "암"이라는 말만 들렸다...
훗....
정말... 3초는 얼어있었던 것 같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몇초동안 수만가지 생각이 떠올랐고.. 지난 내 시간들이 파노라마로 흘러갔다....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의사는...
소견서와 진단서 기타 자료를 챙겨줄테니...
서울에 가서 수술을 하라고 했다..
왜냐하면..
본인도 종합병원에서 근무할때 이런 병명은 본적이 없고..
울산 부산 대구에서는 이런 케이스가 없으니 그냥 서울로 가라고...
아마 여자들 중에 그것도.. 아마... 70넘은 노인들에게서나 2%정도 발병하는 경우라고..
그래서.. 책을 찾아 봤는데도... 정말 희귀한 경우라고...
그나마 다행인것은...
상피내암이니까...
너무 걱정할 것은 없다고...
상피내암이라고 하는건 말그대로 상피쪽에 암이 있는 것이니 잘라내기만 하면 괜찮을 거라고..
하지만... 너무 희귀하니까...
서울에 삼성병원이나 아산병원으로 가라고....
어찌 어찌 집으로 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건 ....
내 .. 일이 아닐거야...
말도 안돼....
후후후... 말도 안돼...
그렇게 집으로 와서...
나는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동생 : 여보세요?
나 : 여보세요...
내 동생 : 왜??? (우리는 진짜 무뚝뚝한 자매이므로.. )
나 : 야...(역시 무뚝뚝하므로.. 이름따윈 부르지 않는다.. 거의.. )
내동생 : 왜???
나 : 야.............
내 동생 : 아~~~ 왜????? 뭐?????
나 : 나 ... 암이래....
내동생 : 뭐라노.... 미쳤나???? (버럭 신경질 내며... )
나 : 진짠데....
내동생 : 뭐?????? 니 지금 장난하나.. ( 내동생 역시 나한테 언니라고 안 부른다... ㅡㅡ;;; )
나 : 내일 모레.. 서울 가야 된다...
내동생 : 뭐???? (아직 까지 사태 파악을 잘 못하고서... )
나 : 오늘 병원 갔다 왔는데.. 내가 전에.. 뭐 났다고 했자나... ( 며칠전에... 이상한게 났다고 이야기는 했었으니까.. ) 그것땜에 병원갔다가 조직검사했는데.... 거기서 암이래...
내동생 : .....................................
나 : 일단은 병원에 가서... 날짜 잡고 해야 하니까 니 좀 내려 와야겠다....( 내동생이랑 따로 떨어져 살고 있었다.. 이때도.. )
그렇게 토요일 멍하게... 보내고..
일요일.. 멍하게 보내고...
월요일... 학원으로 가서... 당장 수술을 해야 하니... 그만 둬야겠다고..
다행이 그쪽에서도 선생이 구해져서... 바로 그만둘수 있던 상황이였다..
전화로.. 예약을 하고서.. 일주일쯤 후에..
난.. 이때 처음 알았다..
정신적인 충격이 무섭다는 걸....
내가 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3일만에 5키로가 빠져버렸더라는....
식음을 전폐한것도 아니고...
평소대로 먹고 평소대로 자고...
울고 불고 하지도 않고.. 그냥 덤덤하게 있었는데....
암튼.... 나는
일원에 있는 삼성병원으로 갔다... 혼자...
날짜가 이맘때였으므로.. 날씨는 아직 많이 추웠고...
나는 정신도 없었고....
마음도 추웠고....
사실.. 한편으로는 . 만사가 다 귀찮기도 했었다...
처음가본 삼성병원은 ...
울산대병원만 가봤던 나로서는 엄청 큰 병원이였고...
암센터쪽으로 들어간 순간...
마음이... 쿵...... 떨어졌다....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아줌마들... 할머니들...
젊은 여자는 나밖에는 없었다...
옆에 아줌마는 말을 걸어온다..
자기는 자궁암이라고...
아... 네...
그 아줌마.. 참... 밝기도 하셔라...
환자가 가득한 병원 대기실....
더 아픈거 같았다... 괜히..
사실 아픈데는 하나도없었는데...
한참을 기다리고나서.. 진료실로 들었갔다..
키작고.. 머리 벗겨진.. 안경쓴 의사아저씨...
정말 의사같이 생겼다...
이 의사도 똑같이 이야기 한다..
자기는 하루종일 암환자만 보고.. 암수술을 일년에 몇백번을 하지만...
이런 케이스는 일년에 한번도 잘 없다고...
하늘이 도왔다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이런 병에 걸리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걸려도.. 병에 걸린줄 모르고 있다가 죽을 가능성이 더 많고...
상피에 있을때 발견해서 얼마나 다행이냐고..
아직 서른살도 안 되었고 결혼도 안 했는데...
조기발견해서.. 정말 하늘이 도왔다고...
수술을 해봐야 알겠지만..
수술 하면서 조직검사를 한번 더 해보고.. 전이를 판단 하고..
그 후에... 수술로만 끝낼지 아니면.. 다른 치료를 더 할지..
일단은 수술을 해봐야 알겠다고..
너무 겁먹지 말고... 편히 맘먹고 있다가 수술 받으라고...
그러고 나와서...
피를 몇병이나 뽑고...
여러가지 검사를 엄청 하고서...
수술 날짜를 최대 빨리 잡아서.... 나는 울산으로 내려왔다...
5일쯤 있다가 바로 수술 날짜가 잡혔나 그랬던 것 같다...
엄마 아빠한테는 아직 말을 하지 않았다...
알아봐야.. 머... 머리만 아프다...
딱히..알리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울산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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