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밥먹었어?

je_ssica 2025. 2. 2. 03:57

대개 자주 안 보는 사람들은 안부인사로
잘지냈어?라고 물어본다

자주 보는 사람들에겐

밥먹었냐?고 물어보는 것으로

안부인사를 대신하기도 한다

매일 보는 사람들이거나

좀 친근한 사람들에게

영어식 표현으로

How are you?

how is it?

이런건 통상 우리나라에선 좀 어색한것 같다

생각해보면

밥을 먹었냐?라고 물어보는건

여러가지 의미가 내포되어있는 것 같다

실제 밥을 먹었다 안먹었다가 궁금해서 물어본다기 보다는..

끼니때가 되어서 밥을 잘 챙겨먹을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순탄히 돌아가고 있는것인지..

밥을 못 챙겨 먹을 정도로 컨디션이 나쁜건 아닌지..

또 사람이란 것이 밥을 먹어야 살아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혹여 당장의 미래까지도 걱정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마음을 표현하는것이 아닌가 싶다

내가 아빠와 손절한 여러가지 이유중 하나도 ..

삼촌이 내게 그렇게 잘 못해준것도 딱히 없지만

또 딱히 잘 해준것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삼촌을 챙겼던 이유도..

엄마의 전화가 너무 부담스러운 또 짜증나는 이유도...


이 빌어먹을 밥먹었냐?라는 말 때문이다..

어릴때도 커서도

나는 이놈의 밥이 항상 골치꺼리였다..

10살 남짓부터 나는 끼니를 멀로 먹어야하는가를 내내 고민을 했었고

시장을 보러 다녔고

서툰 솜씨로 먹을꺼리를 만들었었다

제일 짜증나고 귀찮았던건

도시락을 싸야하는 것이였고

그게 귀찮던 고2때는 너무 굶어 핑~ 돌며 정신을 놨던 적도 있던 적도 있었다


그렇게 대충 먹고 살았는데도 이렇게까지 기골장대한걸 보면

유전자의 힘인가?

생존본능의 힘인가?

진심 헷갈린다...


암튼..

내게 큰 상처를 아주 빈번히 줬던

혈육들의 여러가지 모습들과 사건들 중에..

참다 참다 터져 버리게 한 트리거가

밥먹었냐...?라는 시덥잖은 한문장이라고는

그들은
생각못할 일이다..


p.s.

역시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이 맞는 말이다....


이제껏 나는 혈육 누구에게도 손 한번 벌인적 없었다

아등바등하느라 죽을뻔해도

암튼 그랬었는데

입뒀다 국 끓여 먹는 재주밖에 없던 나는

아쉬운 소리하고 앓느니

차라리 죽는 길을 여러번 택하느라

참으로 고달팠다..

그런데 이제 보니  

그렇게 하면 안되는 것이였고

어리석다 못해 참혹하게 안타까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