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일요일 오후...
금요일 저녁 마지막 수업을 끝내고
나는 주말 내내 따뜻하게 집에서 뒹굴거리면서 보낼거라고 다짐했다..
(다짐씩이나...말이다.. )
거의 주말에는 늘 그렇게 보내긴 하지만..
그렇게 이번 주말 나는
토요일, 일요일 아무도 만나지 않고
밖에 한번도 나가지 않고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꺼내먹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고
미뤘던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를 여기 저기 다 돌리고
세탁기도 돌리고 하면서
이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요즘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집이 더럽거나 하면... 뭔가 죄책감과 께르칙함이 나를 괴롭힌다..
그러면서 나 청소 좋아하네??? 매번 느낀다.. )
올해 나의 목표는 책을 150권 정도 읽으면서 안식년을 보내는 것이였다..
작년 10월쯤 나는 그렇게 맘 먹었었다..
하지만..
나는 이마담을 핑계대며 책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했었고..
30권 남짓 읽었으려나??
그리곤 다시 다짐 한다..
내년은 안식년은 아닐 것이지만.
그래도 너무 일에 매달리지도 않을 것이고..
책은 50권 정도는 읽어야지...
그리고 운동에 진심이여야겠다..
마음 먹어본다..
몸이 약해지니 마음도 약해지고
마음이 약해지니 몸도 약해진다..
약해지기 시작하면 점점 더 쪼그라 들고
그러면 내 안에 여유라는 것은 어디 간곳 없이
사람자체가 옹색해져 버린다..
나는 이제 쉰에 가까워져 가고
전에도 없었던 것 같지만 앞으로도 내게 피끓는 열정같은것은
다시 활활 타오르지 않을것 같기도 하고
사실 그런것에 그렇게 아쉽지도 않다..
그저 .. 적당히..
소소하게...
뭉근한 따듯함을 가진 온화한 사람으로
재밌어 미쳐버리지는 않아도
어느정도 유쾌한 사람으로
그렇게 살고 싶어졌다.
누구 하나 건들이기만 해봐라..
죽여버릴거야 라고
항상 뾰족했던 젊었지만 불행하기만 했던
어렸던 나는 ..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조금은 풀어지고
너그러워 지고 .. 느슨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