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나를 본다

자기 이야기 하기...

je_ssica 2022. 9. 26. 20:18

인터넷에 떠도는 많은 글을

오늘도 여지없이 속수무책으로 읽고 흘리고 읽고 흘리고 하는 와중...

갑자기 딱 꽂힌 이야기가 있었다..


아프리카 어느 부족은 우울증에 걸리면

다음 네 가지를 묻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노래한 것이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춤춘 것이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 것이 언제인가?

마지막 으로 고요히 앉아 있었던 것이 언제인가?"



여기 4가지 항목 중에... 딱 꽂히는 것이 있었으니..

그건 3번째...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 적이 언제 인가????


그렇지 않아도.. 요즘...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

나도, 내 주변의 사람들도....

실상은 잘 하지 못하고 있는게 아닐까??? 곰곰히 생각중이던 참이었다..



사람을 만나서 대화라는 걸 하다 보면..

온갖 신변잡기 부터 시작해서...

남의 뒷담은 물론 아무 쓸모 없는 연예인 걱정까지

별별 이야기를 다 하게 된다..

그러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

크고 작은 문제를 야기 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가??





나는 친구나 지인을 만나서

술 한잔 안 마시고도

(술을 마시게 되면 제시코로 변신하는 이유로.)



몇시간을 쉬지 않고, 혹은 밤새, 내내

커피숍에서 수다를 떨수 있는

어마어마한 수다력을 장착하고 있다...




그런데.. 말이다..

잘... 생각해 보면....


그 많은 대화들 속에....

정작........

자기 자신의 이야기는 ...대체로 없는것 같더라는 거다..


보통.... 자기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직장 이야기, 가족 이야기, 주변 이야기,

혹은 본인에게 일어난 사건 위주의 팩트,

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견해 등등 나열하고 끝인 경우가 대부분..


다른 사람 말고, 어떤 사건 말고..

자기 자신 본인의 것...

특히 마음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 때 본인의 마음은 어땠는지...

지금 본인의 심경은 어떠한지...

그래서...

본인의 마음이 어떤 형태가 되었는지..

어느 방향으로 마음을 향하게 두어야 할지..

등등에 대해서 말이다...






( 사실 나조차도

마음을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생소하고, 불편하고, 어렵기 때문에

잘 하지 못했고.. 지금도 그런 편이긴 하다..)



근래 몇년간 나는 사람들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혼자 있는 시간을 늘렸었다..


그리고 아주 찐친 극 소수만 만나서 대화라는 걸 하면서...

내 진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마음을 이야기 하는것이....


참... 어렵더라고...

형용하기 어려운 불편함...

어색함..

쪽팔림...

등등....은 물론이고..


내 마음을 들여다 보고....

살피고,... 그걸 내가 인지하는 과정조차도.

선뜻 쉽게 되지 않고...



암튼.....

아주 많이 많이 시도했었고...

결과로 내 마음을 어느 정도 내가 알게 되었다해도

그걸 내 입밖으로 내 목소리를 통해 세상에 꺼내 놓는 것 역시도

어마어마한 난제...




나는 지난 10년 이상동안...

최대한 솔직히. 좀 더 솔직히....

내 마음 저 깊이 외면하고 있던 밑바닥까지 보려고


숱하게 일기를 쓰고, 다시 쓰고, 또 다시 쓰고하면서..

전보다는 조금 수월해졌지만...

그런 내 마음들을

다른 사람앞에서 입밖으로 꺼내는 순간...


아주 작은 리스크로는 진지충이 되기 쉽상이고...


대부분의 것들은 내 흉이 되고, 약점이 되고, 급기야 급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내가 내 마음을 자연스럽게 이야기 할수 있어서

존재만으로도 너무 고마웠던 사람덕분에...

내가 내 이야기를 하는 것에 조금 수월해졌고...

그리고,...


고요히 앉아서 생각이란것도 촌스럽지 않게 할수 있게 되었다...

(아주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 사람에게 )



게다가..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아주 오랜시간 우울증 환자로 살아온 나는...

우울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

내코가 석자나 빠져 있어,

내가 나를 먼저 추스리는게 먼저인걸 알면서도..

또 오지랖은 범 우주급이라...


당차지도 못한 약하고, 헤픈 마음으로 동병상련을 나누고 싶어한다..

(나도.. 내가 문제 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ㅠ.ㅠ)





암튼..

얼마전에...

.
자신을 사랑하지는 못하지만

주구장창 내 마음을 알아보려

끊임없이 나를 볶아대는 나 자신과


그리고

자신을 그 어느누구보다 사랑하지만,

자기 마음은 뭔지 모르는 그 사람과의 대화에서 느꼈던

답답함과, 참담함, 그리고 열패감 같은 것들이 새삼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