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나는 최근의 일들은 잘 기억을 못한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어릴때의 기억은 너무 생생하다.
남들은 2살 3살때 정도의 일들은 거의 기억이 없다고 하는데
물론... 나도 그 때의 일들이 매일매일을 기억하는 건 아니지만..
그때 어디쯤 살았고.. 집에 물건이 무엇이 있었으며, 그때 나는 어떤 기분이 들었고
어떤 일들이 있었고.. 그런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도 아주 많은 것들을 기억하는 편인것 같다.
아마도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다.. 옛날 사진을 봤거나 누가 이야기 해줘서 그것을 내 기억이라고 착각하는거 아니냐고..
일부는 그럴수도 있겠으나.. 엄마도 내동생도, 사촌들도 이미 다 까먹고 기억이 안 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나는 불필요하게 디테일하게 기억하는 편이다.
보통은 머리속에 있는 것들을 비워내야 새로운 것을 저장할 수 있는데 ..
나는 옛날일을 너무 꽉 움켜쥐고 있는 건지 ..
옛날 기억이 대부분이고 , 어느순간부터는 기억저장도 잘 안 되고 , 바로 바로 잊어버리는 지경에 이르러서
솔직히 치매가 걱정되긴 할 정도 랄까..
그래서 가끔씩 예전에 썼던 일기를 보면..
그 사건에 대해 디테일 하게 써 놓지 않고 감정만 써 놓았으면 무슨 일인지 까마득히 기억이 안 나고
그 사건에 대해 자세 하게 써 놨어도.. 새삼 이게 무슨 일인고 싶게.. 기억이 잘 안난다..
27살에 했던 전신마취 이후부터는 정말 심각하게 기억력이 떨어지긴 했고..
중요하지 않다 싶으면 정말 안중에 있지도 않게 한다.
그래서 더 기억을 못하는 것 같기도..
좋았던 기억 나빴던 기억 이런것들을 구별 하지도 않고 거의 통째로 잊어버린다
가끔 머리가 악세사리인가 싶을 때도 있다..
참.. 난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