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번째 이야기 : 음... 너란 녀석..
띵동~~
벨이 울린다..
파란 새벽 어스름이 깔린 바깥쪽에서 서 있는 그 녀석이다..
매우 어색한 표정을 짓고 멀뚱히 서 있다. ㅋㅋ
그 : 아.. 정말 실례합니다..
나 : ㅋㅋㅋㅋ 들어와요..
몹시 피곤해 보이긴 한다.... 그 녀석..
나 : 집이 굉장히 좀.. 너저분한데.. ㅋㅋㅋ 써뤼~~~
그 : 아뇨.. 괜찮습니다..
헐렁하지만 짧은 반바지에.. 박스 면티를 대충 입고 있는 나...
낮에 만났던 모습 그대로인 그녀석..
씻지도 못하고.. 피씨방에서 밤을 꼴딱 지샌 녀석을 보니.. 살짝 미안한 맘도 든다..
나 : 못 씻어서.. 찝찝하죠.? 욕실이 여긴데.. 대충 세수하고.. 나와요.. ㅎㅎㅎ
그 : 그래도 될까요?? ㅎㅎㅎ
씨익 웃는 표정이 순진하다.. 흠흠흠.. ( 그 녀석은 서울남자는 아니랍니다.. 경상도 그것도 촌에서 올라온.. )
온 집안에 불은 다 켜놓고.. 티비도 켜놓고 에어컨도 켜놓고..
아...아무리.. 어린 녀석이라해도.. 살짝 불편킨 하구나...
정말 세수와 손발만 닦고 나온 녀석..
얼굴이 환해 보인다..
세수하고 막 나온 얼굴이.. 잘생겨 보이기도 한다.. (어랏??? )
차마.. 저기 구석에서 자라는 소리는 못하고.. 물을 한잔 내 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나중엔 무슨 소리를 했는지 기억도 안난다..
그러다가.. 둘다.. 지쳐.. 잠이 드는데..
그러다 눈을 떠보니..
나는 침대에 널브러져..
그 녀석은 침대 멀찍이 바닥에 새우처럼 쪼그리고 대충... 자고 있다..
음... 깨워야 하나???
이 녀석.. 고생이다..
첨 보는 여자랑 데이트에.. 집에도 못 가고..
또 그 여자 집에서 쪼그리고... 불쌍하게(?) 자고 있는 모습이라니....
근데..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든다..
보통 남녀 나이 합쳐 40이 넘으면 남녀가 한방에 같이 있는데.. 아무~ 일도 없을수가 있겠나??? 하겠지만..
실제 그런일이 있더라고..
내가.. 그 녀석을 덮칠수(??)도 있다 하겠으나.. 그 녀석은.. 너무.. 애기.. ㅠ.ㅠ ( 사실.. 내 첫제자들과.. 나이가 .. 같다 ㅠ.ㅠ )
아우.. 그런 일은.. 상상할수도.. .ㅠ.ㅠ
이 녀석도.. 감히.. 나를 어찌 하지는 못할... 나의 포스(??)는 어쩔거임..
학원 강사를 오래 한 탓도 있고.. 목소리나 말투나.. 인상이.. 절대 약하지 않은 탓에..
왠만한 강심장 아니고서는 나에게 접근을 잘 못 하던... 경험을 비춰 보면.. (물론.. 내가 호의 적이지 않을때)
이 녀석도.. 그런가보다.. 했다.. ㅎㅎ
하지만.. 왠지 이 녀석 괜찮은거 같다..
분명 나는 그녀석에게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즐겁게.. 편하게.. 대했는데..
정말 생각없는 놈이라면.. 여자가 지 옆에서 무장해재로 널브러져 있는데...
어찌.. 뽑뽀라도 할려고 하지 않았을까??
근데.. 요 녀석.. 그런 낌새가 전혀 없다..
이 녀석.. 내가 분명히 맘에 드는 눈치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자뻑이라 욕하세요.. ㅠ.ㅠ 걍 내느낌이 그랬다는 거임요.. ㅡㅡ;; )
침대에 걸터 앉아 그 녀석을 바라본다..
왠지 이 녀석.. 맘에 든다.. ㅋㅋㅋ 착한 녀석인듯 하다..
내가 계속 쳐다봐서 그런지.. 눈만 껌뻑거리며.. 잠에서 깨는듯 하다..
나 : 잘 잤어요??
그 : (어기적 어기적 일어나 앉으며 눈은 반쯤 감은채.. ) 네... 아.. 근데.. 너무 추웠어요..
나 : 아.. 진짜???
에어컨이 그 쪽으로 밤새 돌아간 모양이다..
나 : 아.. 그럼..온도를 높이면 되는데....
그 : 리모콘이 어딨는지 몰라서요..
나 : 베개 옆에 있었는데.. (리모콘을 보여주며.. ) 아~~ 추워서.. 그렇게 쪼그리고 자고 있었구나... 어째??? 감기 안 걸린거 같아요??
그 : 아니.. 괜찮아요..
나 : 우리 밥 먹으러 가요...
그 : 넹..
그는 그렇게 그대로.. 나는 모자만 띡 눌러쓴채로..
해장국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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