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노처녀..선본 얘기...
je_ssica
2013. 12. 2. 23:47
어제.. 노처녀의 넋두리라며 글을 썼는데..
역시 예상대로... 조금 과격한 댓글이 올라왔음..
대체로 사람은 자기가 아는만큼 보이고 자기가 아는만큼 들리는 지라..
나도.. 그저 소양이 간장종지만한 여자라 ..
선본남자들이 그렇게만 보였나봄..
음..
그래서.. 모든 선이 다 그런가 ?? 아니면 나만 이런건가.. 물어보기도 할겸..
본인이 선본 이야기를 쭉 풀어봄..
그냥 재미로 읽어주시길 바람..
아..그리고.. 연봉 이나 직업은 소개해준 사람들이.. 다 알려줬음.. 미리..
선본남자 1
내 생에 첫 선이였음..
나름의 기대와 불안함이 있어서인지.. 그 전날..살짝 긴장을 하고.. 잠을 잘 이루지 못함..
작년 크리스마스에 남친과 헤어지고.. 몇달간 실연의 상처로 힘들어 하던 본인은..
빨리 상처를 극복하고 싶었던 맘이 사실 컸었음..
직업의 특성상 오후 2시에는 출근을 해야 해서.. 사정을 이야기 하고.. 평일 오전 11시에 만나기로 함..
11시 20분에 나타남 그 남자..(허얼.. 머.. 머..그럴수 있지 머..ㅡㅡ;;)
브런치를 먹으러 감..
본인은.. 그렇게 낯을 가리거나..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함.. (음.. 그런가??? )
대놓고.. 연봉이 얼마냐.. 머 그런걸 묻는 그런게 아니라.. (이미.. 그런건 대략 듣고 나왔으므로.. )
그냥 이런 저런 일상대화를 하면서.. 세시간 정도.. 밥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시간을보냄..
이야기 잘 받아주고.. 잘 들어주고 하면서..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냄..
그 남자는 평범함을 지향하는 사람이였고.. 인상도 모나지 않은 .. 굴곡진 삶을 살아본적이 없는 평이하고 평탄한 삶을 살아왔던 것이..
얼굴에서.. 몸에서 태도에서 보임..
본인은 그다지 평이한 삶과는 동떨어진 치열한 삶을 살아왔던지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여유를 매우 부러워 하고 따라가고픈 입장임..
암튼 그 남자는 나를 무척이나 맘에 들어했고..
내가 일이 마치는 밤 12시에 다시 나를 데리러 오겠다는 말과 함께.. 헤어짐..
정말 밤에 12시에 나를 데리러 왔고.. 다시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고 이런 저런 얘길 함..
무척.. 적극적인 구애가 펼쳐짐..
반 농담 반진담으로 결혼이야기를 하기 시작함..
본인은 평일은 밤 12시에 마치는 정말.. 대책없는 업종에서 일을 하기에.. (눈치채셨겠지만.. 학원강사임.. ㅠ.ㅠ)
평일은 일반 직장인과 만나기가쉽지 않음..
본인이 문제가 아니라.. 일반직장인은 자야할 시간에 내가 일이 마치기때문에.. 나를 기다려주기가 아무래도 힘들지 않겠슴???
그런데.. 이 남자.. 이틀걸러 한번씩 나를 보러 밤 12시 반에.. 나옴..
근처 24시간 커피숍에서 한시간정도 소소한 데이트를 하면서..
이 남자는 매우.. 자신은 믿을만한 남자이며.. 준비된 남자이고..
처음 본 순간부터 니가 아주 맘에 들었다며.. 나를 만난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는 말을 무한 반복하였음..
본인도 그 남자를 자주 보다보니.. 괜찮은거 같다는 생각이 듦..
이렇게 나를 좋아해주고.. 본인일을 열심히 하고.. 적극적이니..
최초의 선을 보고 시집을 가는겐가.. 생각하기도 하였음..
세네번 만나면서.. 진지하게 결혼 이야기가 나옴..
헐.. 손만 잡았을 뿐인데..
그래서 사귀지도 않고.. 결혼부터 하냐고 물었봄..
그랬더니.. 아.. 우리가 사귀는게 아니였냐는 말을 함.. (같이 밥두번 먹고 커피세번 마시면.. 사귀는건가?? )
그러면서.. 사귀자고 함..
그래서.. 그날부터 사귀는거였음..
몇달만에.. 연애를 다시 하는건가?? 라며.. 내심.. 기쁘기도 하였음.. (ㅠ.ㅠ 아.. 나란 여자.. !!!)
남자가 다이어트를 한다기에.. 견과류를 챙겨주고..
회사에서 간식거리가 변변치 않다길래
퇴근하고 밤 1시부터 포도와 딸기로 잼을 만들어 선물을 하기도 함..
너무 고맙다며.. 어찌나.. 감동하는 척(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ㅡㅡ;;)인지...
아무튼..
그러고 두어번 더 데이트를 하고.. 추석이 다가올쯤..
남자 부모님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자고 함..
만나고 있는 여자라고 .. 알리고 싶다며.. (너무 빠른거 아님??)
고민끝에.. 알겠다고 하고.. (나이가 있으므로.. 서로가.. 빨리 결정하고 결혼을 하는것도 나쁘지 않은듯 하여.. )
갑자기 남자 부친께서 쯔쯔가무시 병이 걸렸다며.. 추석내내 자기 집에 있어야 한다고 함..( 좀 이상하기 시작함.. 이때부터.. )
추석이 되었음..
뜬금없이.. 이 남자 잠수를 탐.. (처음엔 잠수라고 생각지 못함.. )
추석 연휴 내내 전화를 받지 않음..
톡을 보내도 확인조차 하지 않음..
처음엔.. 머지 머지?? 했다가..
하루 이틀 지나고 나니.. 사고가 난건가?? 하다가..
일부러 잠수를 탄건가?? 아니.. 다시 사고가 난건가??
본인은 사정을 미리 말하지 않고 갑자기 연락이 끊기는 것에 대해 매우 불쾌함을 느끼기에..
화가 났다가 걱정이 되었다가.. 화가 났다가.. 걱정이 되었다가를 반복하다가..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해 놓고... 추석이 끝나기를 기다림..
주선자에게 연락을 해보면 알것 같아서.. 추석 연휴에 주선자에게 연락을 해서 이런 저런 얘길 하는것이 실례가 되는듯하여..
그러던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낮잠에 깜빡 들어 꿈을 꾸는데.. 어찌나 그쪽으로 신경을 썼는지.. 꿈속에서도 그 남자에게 전화를 하는 꿈을 꾸는거임..(미쳤나봄 ㅠ.ㅠ)
근데..꿈에서 그 남자가 전화를 받는거임.. (헐.. )
그러고 꿈이 딱 깼는데..
깨고 나서 전화를 했더니.. 전화는 받지 않고.. 톡을 읽은 표시가.. 따~~악..
그때부터.. 몹시 흥분하기 시작함..
혹시나 사고가 난것이 아닐까 하던 걱정은 분노로 바뀜..
톡을 보냄..
그때까지는 무척 순한 여자였던 나는.. 손발이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함..
이 남자 카톡으로..
대뜸.. 미안하다며.. (허얼.....)
그만 만나자는 거임..
이유를 물어보니.. 결혼하지 않은 미혼인 내 동생이 걸려서 나랑 결혼을 못하겠다고 하는 거임..
어이 없음...
나는 나자신도 .. 그 남자에게 무임승차 할 생각이 없던 여자임..
그런데.. 뜬금없는 내 동생 핑계는 머임??
그 남자도 여동생이 하나 있었음.. 미혼이였던..
그러더니.. 이 남자 어처구니 없는 멘트를 날림..
헤어지자고는 했지만.. 나중에 다시 내가 너에게 매달릴지도 모른다며..
혹시 매달리면 받아줄거냐는... (미친.... ㅠ.ㅠ)
암튼..
그렇게.. 선본 남자 1은.. 어처구니.. 없이.. 내가 차인거임..
그래서 주선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함..
주선자 매우 미안하다며.. 그럴줄은 몰랐다며..
주선자에게.. 내가 머라고 하겠음..
그저.. 정말 황당한.. 내 생애 첫 선이였음..
너무 이야기가 길어짐..
첫번째 선도.. 나는 굉장히 황당했지만.. 2~5번째.. 정말 황당하였음..
내가 나쁜점만 보려고 했던게 결코 아님...
본인은 최선을 다하였음.. 나름대로..
정말.. 회의가 들고 있음...